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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맨 손으로 암 덩어리 꺼낸 '심령술사 준 라보'…기적의 시술, 그 진실은?
- 2024. 2. 9

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미스터리 심령술사 준 라보'라는 부제로 기적을 향한 믿음을 배신한 그날을 조명했다.


1992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응급 환자가 병원으로 급하게 이송됐다. 혼수상태에 빠진 그는 병원에 이송됐음에도 끝내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신을 수습하던 장의사가 한국인 사망자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는 말을 남겨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사망자 수뿐만 아니라 사망자들 모두 병에 걸린 채 필리핀에 왔다가 병사를 했다는 것에 의혹은 더 깊어졌다.

또한 해외여행이 드물었던 당시 필리핀 여행객이 급증했으며 이들 중 다수가 암 환자이거나 불치병 환자라는 사실이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때 그들이 필리핀으로 향하게 된 이유가 밝혀졌다. 의문의 사진 한 장 때문이었던 것이랍니다.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유명 가수와 그 뒤로 핏덩어리를 들고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 이 사진과 함께 공개된 기사에는 암 환자였던 유명 가수가 필리핀의 심령 술사의 시술을 받아 암을 완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현대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내용에 많은 이들이 필리핀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기적을 바라는 이들이 찾은 이는 필리핀 유명 심령술사 준 라보. 그는 영혼으로 암을 포함한 불치병을 고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시술에 필요한 것은 오직 두 손뿐. 단 30초 만에 맨손을 몸속에 넣어 암 덩어리를 빼냈다는 준 라보. 그리고 그의 시술을 받아 완치했다는 증언들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답니다.

그런데 준 라보의 기적에 의문을 품은 이들이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그 기적의 힘의 진실을 알고자 직접 나선 것이다. 취재 요청에 준 라보는 망설임 없이 이를 받아들였고 이에 그알 팀은 필리핀으로 향했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숙소까지 준비된 원스톱 의료관광 서비스가 마련된 곳으로 향한 취재팀. 그를 맞이한 것은 준 라보의 아내 요꼬였다. 그는 "편견을 배제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봐달라"라며 그들을 치료소로 데려갔다.

나이, 인종, 성별 관계없이 수많은 환자들이 준 라보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의 등장을 환자들이 막아섰다. 자신들만 알아야 하는 준 라보를 방송을 통해 공개하면 더 많은 이들이 몰릴 것이고 그러면 자신들이 치료를 받기 힘들어 걱정이라는 것.

상상보다 더 강한 믿음으로 치료소에 모여있는 환자들. 이에 취재진들은 반드시 비밀을 밝혀내겠다는 생각으로 그의 시술을 지켜보았다.

흰 가운을 걸치고 벽에 붙은 금속판 앞에 선 준 라보는 기를 모은 후 치료를 시작했다. 시술대에 누운 환자를 흰 천을 통해 보고 고민도 없이 시술을 진행하는 준 라보. 그는 흰 천을 통해 환자를 보면 종양이 검은 반점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살균 소독도 없고 마취도 없는 시술을 시작했다. 그리고 무통 무흔의 시술로 암 덩어리라고 주장하는 것을 꺼내보였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취재진들은 준 라보에게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준 라보는 "마음대로 생각하라. 나는 한국에 가지도 않고 필리핀에 오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나를 만나러 온 것이다"라고 했다.

현대 의학으로서 손쓸 도리가 없는 이들은 마지막 희망으로 준 라보를 찾아오고, 환자들에게 준 라보는 "당신은 나을 수 있다. 내가 당신을 고쳐주겠다.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라고 했다.

환자들은 계속 불어났고 준 라보는 환자들의 보호자들에게도 병이 있다며 치료를 권했다. 그리고 환자 치료비와 숙박비로 1일 20만 원을 받았다. 당시 대기업 초봉 월급이 6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금액. 특히 시술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고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2달이 소요됐다. 이에 준 라보는 매주 100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며 월 2천만 원의 수입을 얻었답니다.


의심만 깊어지던 그때 환자들 중 취재진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몸속에서 암 덩어리를 빼냈는데도 변화가 없었으며 몸속에서 빼낸 암 덩어리가 차가웠다는 것.

이에 치료 효과가 없다고 의혹이라도 제기하면 준 라보의 부인 요꼬는 "필요한 건 낫는다는 확신과 준 라보에 대한 100% 신뢰다. 준 라보의 능력은 30%, 나머지는 환자의 신념에 달려있다"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도 제대로 된 비밀을 밝혀내지 못한 취재팀은 방법을 바꿔 주변을 취재했다. 필리핀 바기오에 존재하는 심령술사들에게 준 라보에 대해 물어보았던 것. 하지만 심령술사들은 애매한 말만 했고, 이에 의혹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때 은밀하게 만남을 제안한 사람들이 있었다. 필리핀 현지의 목회자들. 이들은 "필리핀 사람들은 아파도 준 라보에 가지 않는다. 외국인들만 그를 믿는다. 한국인들에게 믿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은 취재진에게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전했다.

이에 촬영한 테이프를 돌려보고 또 돌려보는 취재팀. 이들은 뭔가 수상한 장면을 포착했다. 준 라보가 시술할 때 왼손 동작이 매번 똑같았던 것이다. 늘 흰 천을 쥐고 시작하고 치료가 끝나면 다시 흰 천을 쥐는 준 라보. 이에 취재팀은 준 라보의 왼손에 집중하며 직접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미 한국에서 건강 검진까지 마친 건강한 조연출이 직접 시술대에 올랐다. 준 라보에게 시술 부탁하는 조연출, 이에 준 라보는 그의 기관지와 신장에 문제가 있다며 시술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조연출이 카메라 방향으로 몸을 돌렸고, 카메라 감독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가까이 밀고 들어왔다. 촬영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버럭 하는 준 라보. 이에 촬영 감독은 실수라며 상황을 수습했고, 담당피디에게 무언가 찍은 것 같다며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리고 이때 비밀이 담긴 원본 영상이 공개됐다. 그리고 앞서 필리핀 목회자들이 말해준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엇인지도 드러났다. 그들은 준 라보의 조수에게 들었다며 그들이 새벽마다 도축장에서 동물의 피와 내장을 사간다고 했던 것.

그리고 이는 촬영된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준 라보는 흰 천을 쥔 손으로 동물의 피와 내장을 쥐고 있다가 이를 몸에서 꺼내는 척한 것이랍니다.

확실한 증거를 잡아낸 취재진은 조연출의 속옷에 묻힌 피와 다른 환자의 도움으로 그의 몸에서 꺼냈다는 담석까지 확보해 빠르게 철수했다.

한국에 도착해 혈액과 담석 분석을 의뢰한 취재진. 혈액은 인체 유전자 반응 없는 동물의 피였고 담석은 그냥 돌이었다.

준 라보는 간절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한 사기꾼이었던 것. 그는 앞서 한국의 고급 사우나에서 시술을 선보였고, 이후 브로커까지 생겨나 자신만의 가짜 신화를 만들어갔습니다.

그알 팀은 방송 전 준 라보 측에 자신들이 취재한 내용을 밝혔다. 이에 준 라보 측은 허위 사실 유포를 중단하지 않으면 소송하겠다며 "거짓 뉴스를 중단하라"라고 했다.

방송 전 그알 팀은 이전에 완치 스토리를 공개했던 것이 어떻게 된 연유인지 확인했다. 그 결과 암을 완치했다는 가수는 암에 걸렸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했고, 또 다른 이는 약물로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병으로 타이밍이 겹쳐 준 라보 덕분에 완치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했다.

또한 필리핀 바기오의 자연적인 환경과 자연식 위주의 식사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상태가 호전됐던 것을 환자들은 치유가 된 것이라 믿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이후 그알 팀은 준 라보의 비밀을 폭로했다. 그럼에도 미지의 힘을 믿었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은 여전히 준 라보를 찾아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답니다.

그리고 6년 후 뜻밖의 곳에서 준 라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준 라보는 1998년 9월 러시아 수도에서 뇌종양을 앓고 있는 9세 소년을 치료하다 사기 의료 행위로 체포된 것이다. 10회 치료에 1,500달러를 청구한 준 라보, 하지만 아이의 상태가 악화되자 아이의 아버지가 준 라보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준 라보의 수술실을 급습했고 수술실 냉장고에서 소의 피와 내장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그를 사기죄로 체포했다.

현재 90세가 넘은 준 라보는 건강이 안 좋은 상태로 알려졌다. 그리고 현재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답니다.

직접 보면 안 믿을 수 없다던 요꼬의 말, 하지만 보인다고 다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눈으로 보이면 쉽게 믿는 점을 이용해 속이는 자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이 가장 약할 때 나타나는 빛과 기적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현명한 판단과 상식적인 선택 뒤에 찾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And

배현진 습격' 중학생 '소년원' 가더라도 학교 돌아간다
- 2024. 1. 26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습격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모 중학교에 다니는 A군(15)이 퇴학 처분은 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수사에 따라 형사 처벌 대상엔 해당하는 A군이 만약 소년원과 보호시설 등에 가게 되는 경우 원칙상으론 기존 다니던 학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A군에 대해 "수사 결과와 생활교육위원회 규정에 의거해 적절한 선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A군이 재학 중인 강남구 소재 모 중학교는 현재 겨울방학 중으로 해당 학교는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소집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랍니다.

생활교육위원회는 학교규칙 위반 사안에 대해 심의하는 징계위원회다. 운영기관은 학교이며 사회봉사와 특별교육 이수, 출석정지, 퇴학 등 조치처분이 있다.

그러나 의무 교육 대상인 중학교의 경우에는 퇴학 처분이 불가능하다.

중학교는 의무교육 대상이기에 퇴학을 시킬 수 없다고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돼 있어 조치처분 가능한 처분 상 최고 수위의 징계처분은 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처분에 그친답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경우엔 강제 전학 조치까지 할 수 있지만, 이번 사안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 규정에 따른다는 방침이라 최대 조처가 출석 정지에 해당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학생이라 퇴학이 불가능하다. 학폭위를 열 수 있는 사안도 아니라 최대 조처는 출석 정지"라고 말했다.

교내 최대 징계 수위는 출석 정지에 그치지만, 만 15세인 A군은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은 받을 수 있답니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촉법소년은 만 10~14세에 해당되는데 A군은 만 14~18세에 해당하는 '범죄소년'이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A군은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되고 소년원 입소, 보호시설 감호 등 보호처분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징역형의 경우 소년법에 따라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이 선고되는데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교정이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단기형만 채우고 석방되는 식이다.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없으며, 15년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어른이라면 징역형이 나올 수 있는 사건이라도 A군과 같은 범죄소년의 경우엔 보호 처분으로 끝나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특히 상습절도나 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9, 10호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10호까지 처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10호는 최대 2년 장기 소년원 송치, 9호는 최대 6개월 단기 소년원 송치 처분을 의미한답니다.

자퇴하지 않고 재학 상태였던 A군에 소년원 송치 처분이 내려진다면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전학' 형식 등으로 가게 돼 원칙상으론 학교 출석이 인정된다.

서울소년원은 고봉중·고등학교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에서 위탁교육 형식으로 생활하다 기간을 채우면 출석이 인정돼 원래 다니던 학교로도 다시 편입학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간을 채우면 원적 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한 중학교 관계자는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는 한 소년원 입소 전 기존에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겠단 뜻을 (학생이) 밝히면 학교는 받아주게 돼 있다"고 전했다.

이전에 배 의원은 전날 오후 5시18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빌딩에서 A군으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했답니다.

피습 직후 머리에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된 배 의원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범행 직후 현행범으로 체포된 A군은 현재 응급입원 조처돼 있답니다.

And

'꼬꼬무' 아들 잃은 어머니의 처절한 싸움…'권대희 의료 사망사고' 조명
- 2024. 1. 5

그날 성형외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4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수술실의 유령'라는 부제로 권대희 의료 사망사고를 추적했습니다.


지난 2016년 9월 9일, 한 어머니는 큰 아들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어머니를 병원으로 오라고 했던 큰 아들은 어머니를 3층으로 오라고 했고, 어머니가 도착한 3층은 중환자실이었다.

그리고 큰 아들은 자신의 동생이자 어머니의 둘째 아들인 대희가 중환자실에 있다고 밝혀 어머니를 충격에 빠뜨렸다. 친구 집에 다녀오겠다던 아들은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 병원에 누워있었던 것이랍니다.

평소 턱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던 아들 대희. 학창 시절 콤플렉스인 턱 때문에 왕따를 당했고 이로 인해 트라우마까지 생겼던 것이다.

한편, 콤플렉스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찾아간 곳은 강남의 한 성형외과. 대희에는 가족에게는 비밀로 한 채 달라질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그러나 11시간 후 119에 출혈 환자를 대학병원으로 이송한다는 전화가 걸려왔고, 대학병원에 옮겨진 대희는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로 겨우 맥박은 살아났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체 11시간 동안 성형외과에서 대희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지 궁금하답니다.

심정지 시간 단 2분,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대희의 어머니에게 일주일을 못 넘긴다,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장기 기증 여부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왔다. 그러나 어머니는 납득할 수 없었다.

한편, 14년 무사고로 광고했던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 수술을 받던 대희. 그의 수술을 집도했던 병원장은 다음날 아침 중환자실을 찾았고, 자신의 병원에 있을 때만 해도 대희는 위험하지 않았다며 턱 뼈가 남들보다 커서 출혈이 조금 많았을 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심스러우면 수술방에 CCTV도 있으니 다 줄 수 있다고 했고, 이에 대희의 어머니는 대희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요구했답니다.

수술 과정이 담긴 영상을 받은 어머니는 차마 영상을 볼 수 없었다. 이에 친척 중 의학과 법률 지식에 해박한 이에게 영상을 대신 보여주었다. 그리고 친척은 영상에 해답이 다 있다며 영상을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 한다고 했다.


7시간 30분 길이의 영상. 대희의 어머니는 고통을 감내하며 영상을 주시했다.

병원장이 수술실에 들어오며 수술이 시작되었고, 그는 20여분 후 대희의 턱 뼈를 잘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바닥으로 대희의 피가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간호조무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밀대로 피를 닦아냈고 이 행동은 한 시간 동안 여섯 번이나 반복되었다.

1시간 수술 후 병원장은 수술실을 빠져나갔다. 뼈만 잘라내고 봉합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실을 떠난 것. 그리고 곧 수술복을 입는 다른 사람이 등장했다. 병원장도 아니고 간호조무사도 아닌 그는 지혈을 시작했다. 그의 정체는 바로 섀도 닥터, 수술 기록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 유령 의사였답니다.

이 장면을 본 어머니는 울분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유령 의사는 이후에도 나머지 수술 과정을 맡았다. 또한 대희의 출혈을 계속되었다.

다시 1시간 후 유령 의사도 수술실을 나가고 이후에는 수술모도 쓰지 않은 간호조무사가 지혈을 이어갔다. 대희의 출혈이 계속되는 중 그 옆에 의사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잠시 후 봉합까지 마친 간호조무사도 자리를 떴고, 잠시 옷을 갈아입은 간호조무사는 대희의 옆에서 휴대폰을 보고 립을 바르며 시간을 보냈다.

해당 병원은 소위 말하는 수술 공장이었다. 대희의 수술이 진행되던 같은 시간, 다른 수술실에는 또 다른 환자가 있었다. 동시 수술을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마취의가 순서대로 수술실을 돌며 마취를 하고 그 후에는 병원장이 수술을 진행했다. 그리고 병원장이 다음 수술실로 이동하면 유령 의사가 들어와서 수술 부위를 세척하고 봉합해 수술을 마무리했다.

3명의 환자의 동시 수술이 진행됐고 대희는 두 번째 환자였다. 그리고 병원장 포함 해당 병원의 의료진들은 이에 대해 잘못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답니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대희의 출혈량은 3,500CC의 정도. 이는 체중이 45kg인 여성의 전체 혈액량으로 대희 몸속 피의 70%가 빠져나간 것이었다.

그러나 성형외과에서 의사들은 출혈로 혈압이 떨어지자 혈액대용제를 투여했고 혈압이 일시적으로 회복되자 모두 퇴근했다. 그 후 회복실로 옮겨진 대희의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급격히 혈압이 떨어졌고 이에 결국 119 신고까지 하게 된 것이랍니다.

대희는 무엇보다 수혈이 시급했다. 그러나 대학병원 이송 전까지 수혈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병원장은 "혈액원에 혈액을 요청했지만 119가 먼저 도착해서 수혈을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었다.

119가 도착하기 4분 전 혈액이 도착했지만 의료진들은 수혈을 진행하기는커녕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해당 사고 18일 후 중환자실에서 생일을 맞은 대희. 회생이 어렵다는 의사들의 판단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어머니. 그리고 10월 24일 병원장이 그런 어머니를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병원에 귀책사유가 없고, 대학병원 탓이라고 주장하던 병원장은 어머니에게 대학병원에 대한 고소를 집요하게 부추겼다. 그러면서 그는 형사 소송을 할 경우 자신의 병원이 무조건 이기게 되어 있고, 그렇다면 합의를 해야 하는데 합의의 경우 자신들의 병원측만의 잘못이 아니니 억울해서 100% 책임지고 합의할 수 없다는 협박인지 설득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오직 아들을 살릴 생각만 하던 어머니는 병원장의 태도에 분노했다. 그리고 병원장을 향해 제발 자신들을 힘들게 하지 말라며 오열했답니다.

그런데 병원장이 다녀간 다음 날 대희의 심장은 결국 멈추고 말았다. 오늘을 넘기기 힘들 거 같다는 의료진, 어머니는 결국 연명 치료를 포기하고 아들을 하늘나라에 보내주었다.

대희의 어머니는 "엄마가 우는 소리 듣고 엄마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떠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의식을 잃은 지 49일째 세상을 떠난 대희. 그리고 대희의 이야기는 이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대희의 의료 사고를 낸 성형외과는 여전히 영업 중이었으며 무사고에 대한 광고와 함께 유령 의사 없이 병원장이 수술 모든 과정을 집도한다고 홍보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대희의 형이 항의를 하자 경찰을 불러 그를 내쫓았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동생을 위해 할 게 없다는 것에 절망한 그는 방황했고, 그렇게 평온했던 가정은 무너져갔다.

이에 대희 어머니는 한 달 후 성형외과 의료진을 고소했다. 모든 걸 걸고 소송에 매달린 어머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 의료 소송에서 의료진들의 과실을 입증하기 위해 그는 의미조차 알기 어려운 의무 기록지, 감정 결과지 등을 수백 번 정독했고 CCTV 영상은 수천번 돌려보며 표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CCTV 영상의 분 단위, 초 단위로 기록한 표와 각종 자료를 경찰에 넘겼고,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의료법 위반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아야 취소되는 의사 면허.

하지만 검찰은 피의자들의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불충 부하다며 불기소했다. 의사 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의 의료 행위는 분명 의료법 위반이며 이를 지시한 의사들도 의료법 위반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답니다.

이에 어머니는 전문 기관에 감정을 의뢰했고, 6개의 기관에서 12차례 감정 결과 의료법 위반 판정이 나왔다. 그리고 경찰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이때 어머니는 새로운 사실 하나를 확인하고 절망했다. 사건의 담당 검사와 성형외과 측 변호사는 같은 학교 같은 과 동기이자 사법 연수원 동기였던 것. 고등검찰에 항고했으나 결과는 또 기각이었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소 자체를 되지 않으면 피의자를 처벌할 수 없는 법, 이에 어머니는 재정신청을 해서 법원이 검찰 측에 기소 명령을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질 확률은 0.3% 정도로 희박했다. 하늘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 이에 어머니는 매일 대희 납골당에 찾아가 대희에게 울며 빌었다. 또한 그는 매일매일 거리로 나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그렇게 416일간 이어진 어머니의 1인 시위. 법원은 피의자들에 대한 공소제기를 명했다. 0.3%의 기적을 뚫고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랍니다.

이후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의료법 위반과 과실치사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어머니의 처절한 노력을 알아주었고 그 결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병원장에게만 징역형을 선고하고 나머지 의사들에게는 벌금형만 내렸다.

이에 어머니는 항소했고, 이듬해 항소심에서는 1심보다는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료진들이 사실 관계는 인정하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했답니다.

그리고 지난 2023년 1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법원의 결론. 이에 피고인들의 형이 확정됐다. 집도의는 실형이 확정되었고, 나머지 의료진들은 집행 유예를 받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어머니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운 7년은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할 일은 끝이 아니었다. 대희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어머니는 대희의 20가지 버킷리스트를 발견했고, 이 중 "세상에 내 이름으로 된 흔적 남기기"라는 버킷리스트를 대신 이뤄주기로 한 것.

의료 사고 피해자들을 돕는 단체 대표가 된 어머니는 수술실 CCTV 의무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고, 어머니의 노력에 힘입어 이는 지난 2023년 9월 25일부터 정식 시행되었다. 어머니의 포기하지 않은 노력이 의료법을 바꾼 것이랍니다.

그리고 해당 법안은 권대희법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렇게 어머니의 아들 이름이 세상에 남은 것이랍니다.

권대희법 외에도 누군가의 이름이 붙은 법안들. 그러나 이는 모두 그 누군가가 사망한 후 만들어진 법이었다. 이에 방송은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 달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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