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맨 손으로 암 덩어리 꺼낸 '심령술사 준 라보'…기적의 시술, 그 진실은?
- 2024. 2. 9
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미스터리 심령술사 준 라보'라는 부제로 기적을 향한 믿음을 배신한 그날을 조명했다.
1992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응급 환자가 병원으로 급하게 이송됐다. 혼수상태에 빠진 그는 병원에 이송됐음에도 끝내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신을 수습하던 장의사가 한국인 사망자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는 말을 남겨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사망자 수뿐만 아니라 사망자들 모두 병에 걸린 채 필리핀에 왔다가 병사를 했다는 것에 의혹은 더 깊어졌다.
또한 해외여행이 드물었던 당시 필리핀 여행객이 급증했으며 이들 중 다수가 암 환자이거나 불치병 환자라는 사실이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때 그들이 필리핀으로 향하게 된 이유가 밝혀졌다. 의문의 사진 한 장 때문이었던 것이랍니다.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유명 가수와 그 뒤로 핏덩어리를 들고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 이 사진과 함께 공개된 기사에는 암 환자였던 유명 가수가 필리핀의 심령 술사의 시술을 받아 암을 완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현대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내용에 많은 이들이 필리핀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기적을 바라는 이들이 찾은 이는 필리핀 유명 심령술사 준 라보. 그는 영혼으로 암을 포함한 불치병을 고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시술에 필요한 것은 오직 두 손뿐. 단 30초 만에 맨손을 몸속에 넣어 암 덩어리를 빼냈다는 준 라보. 그리고 그의 시술을 받아 완치했다는 증언들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답니다.
그런데 준 라보의 기적에 의문을 품은 이들이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그 기적의 힘의 진실을 알고자 직접 나선 것이다. 취재 요청에 준 라보는 망설임 없이 이를 받아들였고 이에 그알 팀은 필리핀으로 향했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숙소까지 준비된 원스톱 의료관광 서비스가 마련된 곳으로 향한 취재팀. 그를 맞이한 것은 준 라보의 아내 요꼬였다. 그는 "편견을 배제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봐달라"라며 그들을 치료소로 데려갔다.
나이, 인종, 성별 관계없이 수많은 환자들이 준 라보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의 등장을 환자들이 막아섰다. 자신들만 알아야 하는 준 라보를 방송을 통해 공개하면 더 많은 이들이 몰릴 것이고 그러면 자신들이 치료를 받기 힘들어 걱정이라는 것.
상상보다 더 강한 믿음으로 치료소에 모여있는 환자들. 이에 취재진들은 반드시 비밀을 밝혀내겠다는 생각으로 그의 시술을 지켜보았다.
흰 가운을 걸치고 벽에 붙은 금속판 앞에 선 준 라보는 기를 모은 후 치료를 시작했다. 시술대에 누운 환자를 흰 천을 통해 보고 고민도 없이 시술을 진행하는 준 라보. 그는 흰 천을 통해 환자를 보면 종양이 검은 반점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살균 소독도 없고 마취도 없는 시술을 시작했다. 그리고 무통 무흔의 시술로 암 덩어리라고 주장하는 것을 꺼내보였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취재진들은 준 라보에게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준 라보는 "마음대로 생각하라. 나는 한국에 가지도 않고 필리핀에 오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나를 만나러 온 것이다"라고 했다.
현대 의학으로서 손쓸 도리가 없는 이들은 마지막 희망으로 준 라보를 찾아오고, 환자들에게 준 라보는 "당신은 나을 수 있다. 내가 당신을 고쳐주겠다.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라고 했다.
환자들은 계속 불어났고 준 라보는 환자들의 보호자들에게도 병이 있다며 치료를 권했다. 그리고 환자 치료비와 숙박비로 1일 20만 원을 받았다. 당시 대기업 초봉 월급이 6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금액. 특히 시술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고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2달이 소요됐다. 이에 준 라보는 매주 100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며 월 2천만 원의 수입을 얻었답니다.